실전刀法 地,水,風,火 에 대한 나의 생각
글. 손광호(의사, 72세)
요즈음 같이 권총 같은 살상무기가 난무하는 세상에 검도를 배워서 무엇을 하나? 이 질문은 검도를 하나의 운동으로 생각하면 간단하겠지만, 호신술로 생각하면 문제가 달라진다. 護身術이라기 보다 護心術, 즉 마음을 다스리는 法이라고 하면 어떨까? 이런 생각으로 地水風火를 나름 데로 해석해 본다.
地 —– 땅. 모든 세상의 것을 받쳐 준다는 뜻에서 근본, 기본, 기초를 의미하며 가장 기본으로 이 과정을 지나지 않고는 다름 과정을 알 수 없다.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얻은 고정 관념들을 잣대로 해서 계속 그 테두리 안에서 생활하기 마련이고, 또 많은 경우에 그렇게 강요 당하고 있다. 어린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 경험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듯, Dry sponge가 물을 빨아들이듯, 자기의 옛날 고정관념을 옆에 제쳐두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마음가짐을 만드는 과정이다.
水 —– 물. 물 흐르듯 한 유연한 동작의 연속이다. 물은 그 형태가 없이 상황에 따라 그 모양을 달리 나타낼 수 있다. 그릇에 담기면 그 그릇의 모양을 나타내고 모여서 흐르면 개울이나 강, 바다의 모습이 되듯이, 마음을 열고 모든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자세이다.
風 —– 바람. 간결하게 끊고 멈추는 동작이 기본으로 되어있다. 여기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옛날의 고정관념 속에서 자질구레하고 쓸데없는 관념이나 편견을 버려서(끊고 잘라서) 자기 마음에 좀 더 큰 공간, 여유를 만들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.
火 —– 불. 빠르고 기운찬 연속 동작이 주로 되어있다. 지,수,풍에서 다듬어진 이 마음속에 이제는 새로운 것들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.
결국은 이 地, 水, 風, 火 는 자기 마음을 다스려 새롭게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이 네 가지를 연속형태로 자유자재로 행할 때 天 이라 한다.
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아는 것만큼밖에 알지 못하고, 보이는 만큼 밖에 보지 못한다. 앞에 있는 빈 화병을 보면 대개 그 화병의 앞면 그림만 본다. 뒤쪽은 비슷할 것이고 옆면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, 병은 으레 비어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지나가 버린다. 정말 그럴까? 이 화병 일은 대수롭지 않을지 모르나 인생살이도 이렇게 지나갈 수 있을까?
眞劍과 실전刀法을 통해서 이와 같은 Critical Thinking & Analysis 를 배운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.